월요일의 커피는 뭔가 다르다

 

 

월요일에는 커피 한 잔의 예열시간이 필요해

 

멈췄던 심장이 다시 뛰기라도 하듯이, 월요일만 되면 몸도 마음도 어쩐지 움직임도 커지고, 주말보다 훨씬 분주한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. 오늘 해야할 일, 지난 주에 끝내지 못했던 과업, 집안일과 인간관계.. 이번주에 해치워야만 할 것 같은 온갖 생각이 바쁘게 떠오르는 속도를 내 마음이 미처 따라잡지 못할 때, 우리의 월요일은 어쩐지 평소보다 더 바쁘고 고단하게 느껴지기 마련입니다. 이 모든 것들을 다 해낼 수 있을까, 어쩐지 이번 주는 지난 주보다 더 힘들고 헤쳐나가야 할 과제들이 더 많게만 느껴집니다.

 

일이라는 것은 늘 이런 식으로 우리를 괴롭히는 것 같습니다. 우리가 준비되었다고 말하기도 전에 우리의 영역을 침범해 들어와, 어느 새 자리를 잡고 우리를 노려보고 있으니까요. 우리에게 이 모든 것들을 해치우기 위해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이라는 것이 주어지긴 하는 걸까요? 월요일 아침은, 이렇게 무방비 상태로 있는 우리가 일주일 간 해나가야만 하는 일들의 양과, 그것의 난이도에 질리게 만드는 날이기도 합니다.

 

이럴 때는 커피 한 잔, 아니면 따뜻한 차 한 잔을 들고 가까운 창가로 가보기로 할까요.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하게 존재하는 사람들이 스쳐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봅니다. 검은 점처럼 보였던 행인들은 점점 얼굴을 가진 사람들이 되고, 그들의 낯빛에 서린 분주함에는 약간의 볼 빨간 상기됨도, 업무를 해내고야 말겠다는 결연함도 뭉근하게 녹아있습니다. ‘다들, 주말이 될 때까지 살아남자. 쌓인 일더미에 지지 말고, 꼭 웃으며 주말을 맞이하자.’ 서로 말은 안하지만 어쩐지 저들과 커피 한잔을 마시는 우리 사이에는 묘한 동료의식까지 생깁니다.

 

잠깐 시야를 흐려서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봅시다. 당신의 얼굴도 다르지 않습니다. 당신 역시도 꼭 그만큼 월요일에 준비가 된 얼굴입니다. 해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들도 결국에는 끝이 있고, 그 끝에도 당신은 당당하게 존재할 것입니다.  지난 주도 잘했잖아요? 커피 한 잔 마저 마시고, 다시 힘내보기로 합시다. 이번주를 잘 버티면 다음 주에는 눈부시게 짜릿한, 다른 해가 뜰거에요.

 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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